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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균형자로서 한국의 역할과 과제

이장희 (기사입력: 2005/05/14 18:33)  

Ⅰ. 문제제기 : 동북아 균형자론의 필요성과 새로운 외교의 시작

최근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한 찬반이 엇갈린다. 그러면 도대체 동북아 균형론은 왜 필요한 것이며, 어떠한 배경에서 나온 것인가?

부시 2기 이후 북핵문제를 빌미로 대북 적대정책의 노골화, 미일동맹의 강화, 일본의 군사대국화 등으로 인해 동북아질서는 균형을 잃고, 중일은 군사적 패권경쟁에 몰입하고 있다. 또 최근 일본의 독도영유권침탈주장, 역사교과서왜곡문제, 미국의 동북아 전략변화 등으로 인해 기존의 한미일 관계도 동요하며 동북아에는 새로운 판짜기가 시작되었다. 국내에서도 2004년 7월 468명의 기획탈북자 국내입국과 미국의회의 북한자유법안 통과에 불만을 품은 북한이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한 것은 물론이고, 남북한 장관급회담을 비롯해 모든 남북당국간 대화를 10개월이나 두절하고 있다. 더구나 2005년 2월 10일 북한의 핵보유 선언과 6자회담 참가중단 선언은 미일간 군사동맹의 강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 미일 군사동맹 강화는 동북아에서 중국의 군사적 패권경쟁을 유발시키는 빌미가 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북핵문제의 UN 안보리 상정을 드디어 검토하는 위험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동북아 군사패권주의적 경쟁 상황과 남북당국간의 대화두절 상황 속에서 21세기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갈 분단국가로서의 한국은 동북아의 올바른 평화공존질서를 주체적으로 확립해 나가야 할 민족의 절대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한국은 자주적으로 우리의 운명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국제적 틀 속에 가두어져 있다. 그러므로 한국은 동북아 평화의 균형자로서 새로운 외교적 역할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전환기적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한국의 새로운 자주외교의 전환의 가능성 신호는 2004년 12월 12일 노무현 대통령의 LA연설이다. 2004년 11-12월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남미, 유럽 등지에서 행한 일련의 발언은 한국외교안보정책 변화의 주요한 전기를 제공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 연설을 통해 “북핵 불용,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한국의 적극적 역할”이라는 한국정부의 기존의 북핵 해결 3대 원칙을 재천명했다. 취임이후 지난 2년간 노대통령의 강조점은 “북핵 불용”에 두어져 미국과의 국익일치라는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정권 후반에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과 “한국주도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L.A 발언은 한국이 주권국가로서 미국과 다를 수 있다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단순. 평범한 사실을 표명 한 같지만, 미국과 한국의 국익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또 그러한 가능성을 표명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외교안보정책 변화의 주요한 계기를 제공해준 노무현 대통령의 L.A자주적 외교선언은 국내적으로 정책과 제도화로의 후속조치가 체계적으로 따르지 않았다. 국내의 “주류”국제정치학계와 보수언론은 이 L.A 선언을 미국이라는 “현실”을 무시한 만용이나 아마추어적 모험주의, 기껏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낭만적 이상주의에 불과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득권의 머리 안에는 미국중심의 사고가 이미 자리 잡고 있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은 모두 비현실적이라는 말로 치부되곤 했다.

그러나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역내 어느 이웃국가에게도 불안한 패권국가로 비추어지지 않으며, 평화국가로서 도덕성과 정당성을 갖고 있다. 한국의 국력도 이미 세계10위권의 중견 경제력을 갖고 있다. 또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민주주의와 자유를 쟁취한 자랑스러운 민주적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평화세력으로서의 입지와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한국이 동북아평화와 협력을 선도하는 균형자로서 적극적 국가전략을 도출하기위한 과제는 매우 필요하다. 즉,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어느 쪽에도 기울어지지 않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동북아분쟁해결을 위한 균형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새 외교적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북핵문제를 두고 보더라도 미일이 보는 물리적 해법은 평화와 통일을 추구해야 할 우리에게는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우리는 더 이상 한반도의 운명을 미일의 군사동맹에 맡길 수가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핵문제처리방안, 작금의 동북아현실 그리고 남북한의 현실을 종합해 볼 때, 노무현대통령의 LA 연설은 반드시 구체적 성과와 제도화로 연결되는 것이 동북아의 올바른 평화공존질서를 확립하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가는 데 매우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동북아균형론은 100년 전 한반도가 열강의 세력 각축장이자 침략대상이 되면서 무기력하게 국권을 상실한 참담한 역사를 결코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반성의 토대위에 나온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고는 동북아안보에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주요국의 입장을 종합하여 볼 때, 한국의 역할과 과제를 정책적으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Ⅱ. 국제정치학에서 균형자론의 전통적 정의

현대와 근대를 거치면서 국제사회는 단편적인 잡다한 외교사를 형성하면서 4가지 방식으로 국제체제를 형성시키면서 진행되어 왔다. 하나는 나폴레옹전쟁 직후 형성된 유럽지도체제(1815년이후) 혹은 유럽협조체제, 둘째, 1871년 이후 제1차대전(1914)에 이르는 동맹체제(비스마르크 주도), 셋째, 1919년 이후의 국제연맹이라는 집단적 안전보장체제(미국의 윌슨대통령 주도), 넷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얄타체제(냉전체제)라는 국제연합( UN)창설이후의 체제이다.

1. 전통적 세련균형의 원칙의 역사적 형성배경

위에서 언급한 영국에 의해 주도된 유럽지도체제의 국제질서와 대원칙은 세력균형원칙과 정통성주의원칙이다. 나폴레옹 전쟁으로 말미암아 해상에서 패권을 장악했던 영국은 불안한 대륙에서 세력균형을 재차 형성시킴으로써 어느 한 열강도 나폴레옹과 같은 절대적 패권을 잡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 즉, 중부유럽을 강화시켜 프랑스와 러시아를 견제케 한다는 것이 영국이 생각한 대륙의 세력균형체제의 원리였다. 그래서 파리조약 전문에서 명시한 바와 같이 비엔나회의의 주목적은 “힘의 정당한 배분에 기초하여. 확고한 평화를 협약한다”는 것이 세력균형원칙의 기본이었다.

2. 전통적 균형(유지)자( Balancer) 의의

위에서 보듯이 세력균형이 이루어지기위해서는 관계국들이 현상유지정책이든 제국주의 정책이든 동일한 정책을 취해야만 한다. 그리고 거기에 Balancer라는 제3의 세력이 개재되면 더욱 안전하다. Balancer 의 유일한 목적은 세력균형을 보존하는 것이며, 영원한 우방국도 적국도 없으며 권력관계에서 항상 약한 편을 지지하게 된다. Balancer는 권력투쟁의 결과를 좌우하기 때문에 세력균형체제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그것은 “system의 중재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3. 균형자의 조건

Balancer가 되기 위해서는 1)강력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고, 2) 그 자체의 국력이 강해야 한다.

4. 균형자의 방법

우월적 균형을 확보하는 방법에는 1)동맹국을 얻는 방법 2)영토확장 3)적국과 제3국을 대립시키는 방법이 있다.

5. 균형자론을 추진하기위한 기본 유형

정책으로서 세력균형을 추진하는 기본유형에는 1)세력 균형자형 2) 비스마르크 형 3)뮌헨시대 형 4) 빌헬름 형 4개 유형이 있 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19세기 유럽협조체제를 유지시켜 나갔던 영국의 역할처럼 세력균형적 균형자,
- 19세기 후반 독일 비스마르크의 외교와 같이 주변국들과 상호 신뢰구축관계 설정을 통해 중재자 역할((honest broker)를 했던 식의 균형자.
- 탈 냉전기 미국이 자임했던 것 같이 전세계 수준에서, 그리고 지역수준에서 안정적 질서를 위한 지도자적 역할로서의 안정도모자(stabilizer)의 역할이 있다.

6. 평가
ㅇ 전통적 세력균형론은 역내 국가들의 국력이 비슷하면 균형이 유지돼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이론으로서, 이는 모든 게 군사력에 좌우되고 전쟁이 빈번했던 시대의 현상 유지론이다.
ㅇ 정부의 균형자론은 현상 유지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하는 이론이다.
ㅇ 이런 맥락에서 19세기 후반 독일 비스마르크 형 균형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후기 비스마르크의 외교는 전기 전쟁정책과는 달리 평화정책을 개시하였다.

Ⅲ. 한국외교의 새전환점으로서 동북아 균형자론의 의미

1. 목표

ㅇ 동북아의 바른 역사 정립
ㅇ 동북아의 평화공존 질서 확립
ㅇ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달성
ㅇ 동북아질서의 신냉전형 대립질서 회귀 저지

2. 실천원칙

ㅇ UN 헌장에 입각한 모든 분쟁의 평화적 해결
ㅇ 진영외교가 아닌 사안별, 정책 별 협력과 공조
ㅇ 힘의 균형자가 아닌 평화와 협력의 균형자.
ㅇ 여기서 힘이란 19-20세기 식민지약육강식시대의 전통적인 군사력, 경제력만이 포함되는 물리적 국력 외에도 21세기 정보화시대에는 다르게 해석되어야 한다. 21세기 한국가의 국력에는 그 국가외교의 도덕적 정당성, 인간 존엄 지향성, 평화지향성, 소속국민에 대한 자율적 창발성의 보장 등 질적인 면도 포함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NSC 이종적 차장은 세력 균형론과 관련된 요소로 자위적 국방력, 경제력을 꼽고 소프트 파워로는 정치. 외교적 조정력, 문화적 친화력, 국가의 매력을 꼽았다. 그는 나아가 동북아 역내 힘의 분포 상태, 현안의 성격과 구조에 대한 분석 못지않게 선택과 집중 진술 구사 등 힘의 사용 방법도 균형자론의 실천에 중요하다고 했다.

3. 동북아 균형자론의 일지
ㅇ 2004년 12월 12일 노무현 대통령의 LA연설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북핵문제헤결에서 미국과 다를수 있다는 의견 표명.
ㅇ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 초 한국의 외교적 역할을 동북아 균형자로 선언
ㅇ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2월 25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 우리군대는 스스로 작전권을 가진 자주군대로서 동북아시아의 균형자로서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ㅇ 3.1절 기념사에서 같은 맥락의 언급이 포함되었다.
ㅇ 3월 8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세력균형자로서 이 지역의 평화를 굳건히 지켜낼 것”을 선언하였고,
ㅇ 3월 22일 육군 제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는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균형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판도는 변화할 것”이라고 했다.
ㅇ 윤광웅 국방장관은 한중군사교류협력강화를 주장하면서 ‘균형자 역할론’을 뒷받침.

4. 비판론

1) 비판론
비판의 핵심은 두 가지 이다.
하나는 개념의 문제이다. 즉 “동북아 균형자론”이 무슨 뜻이냐에 관한 논란이다. 대통령의 3월 22일 육군 제3사관하교 발언에서 균형자가 국제정치상 통상의 균형자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만약에 균형자 개념을 통상의 세력균형자로 이해한다면, 동북아 역학관계에서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국력, 특히 군사력을 갖고 있느냐에 의문을 제기한다.
두 번째로 국익 논란이다. 이러한 외교 노선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가이익, 특히 안보를 증진시킬 것인가 손상시킬 것인가를 둘러싼 논란이다. 다시 말해 동북아균형론은 미국과의 관계 결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벗어나 독자적인 균형을 이루기에는 아직 국력이 못 미치며, 결국 한미동맹을 금가게 하는 모험일 뿐이라고 우려한다.
또 1932-34년 사이 폴랜드가 독일, 소련 양국과 불가침조약을 맺으면서 등거리 외교를 시도해 세력균형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결국 실패한 예를 든다. 여기서 폴랜드의 실패이유는 결국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데 있다고 한다.


2) 반박
o 정부는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국가역량이 있다고 봄.
ㅇ 정부는 우리의 종합적 국가역량에 비춰 볼 때 동북아 균형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
ㅇ 먼저, 우리는 역사상 전쟁을 추구해 본 적이 없는 전통적 평화세력으로서
도덕적 정당성을 갖고 있으며, 지정학적으로도 우리는 대륙과 해양을 매개하는 반도국가로서의 유리한 특성을 갖고 있음.
ㅇ 또한, 우리는 이미 세계 10위권의 중견 경제력을 갖고 있고, 협력적 자주국방 원칙에 따라 한·미동맹을 토대로 자위적 국방역량을 계속 확충해 나가고 있음.

ㅇ 이와 같이 신장된 국력과 전통적인 역내 평화세력으로서의 입지를 바탕으로 언제든 필요할 경우 조화와 협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봄.
ㅇ 또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심세력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역내에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역할이 더욱 필요해 질 것으로 봄.

5. 찬성론

o 과거 평화세력으로서의 역사적 경험 및 종합적 국가역량으로 보아 한국은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자가 아닌 평화를 위한 균형자가 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o 동북아 균형론은 외교사적으로도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역사적 교훈에서 오는 21세기형 돌파구형으로서 의미이고, 둘째는 능동적 의사 표시 외교라는 의미이다.
o 여기서 말하는 동북아 균형자론은 국제정치학적으로 전통적 균형자와는 전혀 다르다. 전통적 균형자론은 힘의 균형자를 말하나, 동북아 균형자는 평화와 협력의 균형자이다.
ㅇ 동북아 균형자론은 △열강의 세력각축전 과정에서 국권까지 상실했던 근대 한국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을 토대로 △현재의 우리의 종합적 국가역량을 고려하여 △'평화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구현하기 위한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 비전임.

-동북아 공동체라는 집을 짓는다고 할 때 경제 전략이 동북아 허브론이라면 균형자론은 외교 전략
ㅇ 우선 동북아 균형자론은 100여년전 한반도가 열강의 세력각축장이자 침략대상이 되면서 무기력하게 국권을 상실했던 참담한 역사를 결코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통절한 반성이 토대가 되고 있음.
ㅇ 현재 동북아 지역에는 두 가지 상반된 현실이 있는 바, 경제·문화적으로 유기적이며 상호 의존적 관계를 깊이 맺어가고, 통합지향적 요소도 늘어가고 있는 반면,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평화구조 구축에 합의하면서도 갈등을 계속 벌이고 있음.
ㅇ 정부는 역내 갈등과 대립을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하는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행위자로서, 그리고 역내 국가 간에 조화를 추구하고 평화번영 및 통합의 흐름을 촉진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해나가고자 함.

Ⅳ. 동북아균형자로서 한국의 역할

한국의 동북아균형론이 새로운 세력판도 구축을 위한 편승/균형 동맹이 아니라 외교적 기법으로서 “균형”이라면 한국의 역할은 영국이나 미국의 균형자 개념보다는 상대적으로 독일 형에 가깝다. 한국은 관련국가와 좀더 쉽게 의제를 논의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역내 분쟁에 대해 협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 균형자로서 한국의 역할

1)周旋者(good office)
한국은 동북아 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 확대시켜나가는 주선자가 되어 야 한다. 여기서 周旋(덧말:주선)(good office)이란 제3자가 분쟁의 해결내용에는 개입하지 않고 당사국간 외교교섭의 타결을 위한 분위기조성 및 그것에 편의제공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외교교섭의 권고, 회의장. 통신 시설과 같은 편의 제공 등이다.

2)仲介者(mediator)
국가간 갈등을 조정 할 수 있는 중개자 역할이 필요하다. 중개란 제3자가 분쟁의 내용에 까지 개입하여 양 당사국간 의견을 조정하거나 스스로 분쟁해결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중개는 주선에 비하여 제3자가 분쟁해결에 좀더 깊이 관여한다. 에를 1904년 영국.러시아 간 The Dogger Bank Case에서 프랑스의 성공적인 중개이다. 상기 주선과 중개의 개입주제는 개별 국가라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반면 심사(inquiry)와 조정(conciliation)은 개입의 주체가 국가가 아니고, 심사위원회나 조정위원회와 같은 독립적 국제기관이 분쟁에 개입하는 분쟁해결 방식이다. 심사가 단순히 사실문제를 명백히 하는 하여 보고하는 절치임에 비하여, 조정은 국제조정위원회를 만들어 분쟁사실을 심사하는 동시에 그 해결조건까지 제시함으로써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물론 균형자로서 한국의 역할은 심사자 및 조정자가 아닌 중개자의 역할이다.

3)창안자(initiator)
동북아 협력질서 속에서 공생의 질서, 공동번영을 도모하기위한 국제적 아젠다를 제시하는 창안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한국이 가칭 “동북아 연합체” 준비위의 간사국가로서 안건을 먼저 제의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 세가지 역할을 수행하기위해서는 한국외교가 평화와 협력이라는 보편적 가치위에 기반하고 있어야 한다. 그 토대위에서 동북아 국제협력의 원칙을 선창하고 공생관계 확대를 현안들을 제안하는 것이 균형 외교의 기능일 것이다.

2. 다양한 균형의 의미

한국의 균형자 역할, 그리고 균형외교를 도모해야 하는 지역수준의 “균형‘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균형이 반드시 권력구조의 균형만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인식의 틀을 벗어난다면 다양한 유형의 균형을 도모할 수 있다.

1) 균형외교를 통해 지역수준의 <평형상태(equilibrium)>를 유지시키는 과정에 일조하는 것.
평형상태가 위협받게 되면 상대적 약소국에 돌아갈 위험부담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2) <이익의 균형점>을 찾아주는 것.
심각한 이익의 불균형 상태가 협상의 기회를 축소시키는 것은 자명한 사실 이다. 외교란 관련된 국가간 공유된 이익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현재 북핵문제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은 이익의 균형점을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3) <인식과 가치의 균형>
국제질서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요소 중 관념(ideation)은 국가간 행위원칙을 규정하고 수용하는 인식적 토대에 기초한다. 국제관계의 행위원칙과 규칙에 대해 국가들 간의 인식적 괴리가 있을 때 안정적이고 협력적 질서가 창출되기 어렵다. 미국이 주창하는 “자유”의 확산과 민주주의의 개념이 북한 및 중국이 생각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개념과 상이하다. 이런 경우 불신과 갈등이 더욱 악화 될 가능성이 있다. 동북아질서에서 관련국간에 대화를 유도하고 관념의 공감대를 확대할 수 있는 외교행위가 한국의 역할을 통해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V. 동북아 균형자론 실천시 고려할 과제

한국이 동북아평화에 대한 균형자로서 외교정책을 전환하였을 경우에 고려해야 과제를 점검해 보자.

1. 한미동맹문제
ㅇ 한국과 미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는 50년 이상 된 동맹으로서, 미국이 신봉하는 민주주의와 가장 접근한 나라가 한국임.
ㅇ 한편,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영토적 야심을 갖지 않으면서도 전략적 이해를 갖고 있는 나라임
ㅇ 한·미동맹은 우리가 균형자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기본토대이며, 한·미 양국은 동맹관계를 앞으로 더욱 건강하고 공고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임.
ㅇ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역내 국가간의 신뢰 구축 및 확대 노력을 전개, 갈등과 대립을 화해와 협력으로 변경시켜 동북아 평화번영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자 함.
o 균형자 역할과 한미동맹유지 강화와는 모순되지 않으며, 다만 역내문제 해
결을 위한 한국고유의 역할은 별도로 있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

2. 미중 갈등시에 균형자 문제
ㅇ 현실적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커다란 갈등에 있게 된다면, 우리의 균형자 역할이 한계가 있을 것은 자명함.
ㅇ 다만, 문제는 미국이 구상하는 동북아 질서인 바,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을 전제로 보지 않고, 중국과 러시아를 모두 포용하는 안정과 협력의 통합질서를 추구하고 있음.
ㅇ 이와 같이 동북아에 통합과 연대의 질서를 만드는 것은 한·미동맹의 틀에서 도 가능함.

3. 동북아 균형자론과 다자안보협의체와의 관계
ㅇ 동북아 균형자론은 다자안보협의체를 만드는데 유리 한 분위기 조성.
ㅇ 한국이 동북아평화의 간사국가로서 더 큰 역할을 함,
ㅇ 한국은 그 역사성 및 국력으로 보아 주변 아시아국가에게 위협을 느낄 패
권국가로 보이지 않음.

4. 동북아 균형자론과 북핵문제
ㅇ 가장 어려운 문제.
ㅇ 북핵문제 해법을 두고 미일과 한국정부간에는 매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음.
ㅇ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 와야 할 균형자로서 한국의 입지가 매우 좁음.
ㅇ 이유는 우리의 국가운명에 관한 문제임.
ㅇ 북한핵문제는 균형자론과 관계없으며, 이 차원을 넘어 국가생존의 문제이고, 균형자론은 중장기적인 비젼이지만 북핵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각국의 해결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해법은 나와 있는 현재의 문제임.

5. 실효성문제 -보상과 응징의 문제
ㅇ 균형자로서 목표와 실천원칙에 충실한 국가에 한국이 줄 수 있는 인센티브가 무엇인지?
ㅇ 위반국가에 실효성 있는 응징의 방법이 있는지?
ㅇ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한국이 균형자로서 관련국가를 어떻게 설득 시킬것
인가의 문제.

6. 동북아 군형자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문제
ㅇ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한반도의 운명과 역사에 관한 문제임.
ㅇ 우리의 운명을 미일동맹구조에 맡길 수 는 없음.
ㅇ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평화와 협력의 균형자로서 역할을 해야 함.
ㅇ 미국이 요구하는 MD 편입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부담이 됨.
ㅇ 동북아 균형자 천명은 남북기본합의서 및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중장기적인 국가 비젼으로 보아야 함.

7. 참여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와 동북아 균형자론
ㅇ 동북아 균형자론은 균형적 실용외교, 협력적 자주국방 등 기존의 국가안보전략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구체화한 것임.
ㅇ 아울러, ‘균형’은 참여정부가 대외관계에서 지향하는 매우 중요한 가치이며,균형적 실용외교와 협력적 자주국방에는 이러한 균형의 가치가 반영되어 있음.
ㅇ 노무현 정부 초기에 내세운 실용외교에서 동북아균형자는 명분외교
성격이 짙은 면도 있음.
ㅇ 동북아 균형자론은 이러한 외교안보 기조에 바탕을 둔 지역전략 개념으로
대통령님과 참모들간의 심도 있는 토론을 거쳐 구체화된 것임.

Ⅵ. 맺는 말

미일동맹의 군사패권주의와 북핵문제처리를 앞두고 한국의 외교안보정책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동시에 한국의 외교안보정책은 동북아질서라는 국제정치적인 측면과 남북관계라는 민족적 측면사이에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양 측면을 모두 아우를 수가 있는가?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은 동북아질서와 남북한 관계를 모두 고려한 정책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어느 한쪽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다른 쪽의 저항이 심하다. 동북아 균형론도 이러한 양 측면을 고려하기 위한 균형외교로 볼 수 있다.

동북아 균형자론은 노무현 대통령의 2004년 12월 12일 LA 자주외교 선언의 구체적 정책으로도 볼 수 있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우리 역사와 외교가 평화와 통일을 향해 비로소 제모양을 찾아가는 것 같다. 물론 여기에는 현실론에 입각해 한미동맹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무시한 이상론이라는 강한 비판이 있기는 하다. 한국의 민주주주의도 암울한 유신 독재시절에 꿈을 먹고 여기까지 왔다. 역사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언제까지 한미일 동맹에 편안하게 안주할 것인가? 진정으로 21세기 반드시 분단의 강을 건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후손에게 물러 주려면 우리 세대는 평화통일 역사의 밀알이 되는 고통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 동북아균형자에 따르는 제반문제는 실천하면서 계속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면 되는 것이다.

현대 세계의 외교에 있어서는 물질적 자원이상으로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외교독트린의 체계적 제시와 같은 이념적 자원이 보다 큰 역할을 감당한다고 한다. 그 중요성이 점증하는 다자외교의 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운명적으로 놓여진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급국가의 측면을 가질 수밖에 없는 한국으로서는 외교의 이 같은 이념적 가치적 수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면에서 참여정부 후반의 이상주의적 외교는 시대흐름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의 민주화는 정치영역에서 있어서 군부권위주의체제로 부터 민주주의로의 이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미관계를 비롯한 대외인식에서 커다란 변화를 수반했다. 무엇보다도 한미관계에서 주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변화를 가져왔다. 그 동안 대미인식은 한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한 국가로서 미국을 절대화하는 내용으로 했다. 민주화와 더불어 이러한 인식이 상대화 된 것이다. 대미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북한에 대한 인식도 상대화되었다. 동북아 균형자론도 이러한 대외관계를 보는 대미시각과 대북시각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현재의 참여정부는 대내적으로는 시민사회의 참여형의 국가구조 개편, 대외적으로는 동북아시아 지역 협력의 실현을 역사적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출범이래 계속된 보수세력의 저항과 북핵문제에 따른 제반 장애요소로 인해 특히 대외적 동북아시아시대의 추진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주목을 끈 한국의 역동적인 민주화 경험과 시민사회의 역량을 외교력으로 전환시키는 지혜와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동북아 균형자론은 동아시아지역공동체추진을 통해 동북아평화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위한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서 한국은 균형자로서 동북아평화에 대한 주선자, 중개자 그리고 창안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균형외교(balancing diplomacy)를 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동북아 균형자의 역할을 실천하기위해서 한국이 고려해야 할 과제로서는 한미동맹문제, 미중 갈등 시에 균형자문제, 다자안보협의체와의 관계, 북핵문제, 실효성의 문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문제 그리고 참여정부의 외교정책기조와의 문제 등이 있다.

미래 올바른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그 과정도 정당하고 자주적이어야 한다. 현재의 한미일의 경직된 동맹구조로는 올바른 동북아 역사와 평화,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가기는 매우 힘들다. 더구나 한반도의 국가운명을 그들에게 맡기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다. 동북아평화 균형자론은 이상주의적인 면도 있지만, 우리 민족이 언젠가 가야 할 큰 비젼이고 방향이다. 문제는 균형자론에 대한 지나친 현실주의에 빠진 패배주의적 태도나 지나친 이상주의에 빠진 오만 모두 금물이다.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오랜 우방들을 인내를 갖고 설득시키는 일은 물론이고, 내부적으로도 여야・보・혁 정파를 초월하여 국민적 폭 넓은 공감대를 얻게끔 민주적 의견수렴 토론절차를 거치는 일을 병행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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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한국외대 법대 교수이다.
* 이 글은, 아시아 사회과학 연구원이 4월 29일 개최한 ‘동북아 균형자론’ 관련 토론회에서 필자가 발표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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