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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화와 병영 문화’토론회 2

총기 난사 사건을 통해서 본 군대 문제의 시사점과 개선 방향

표명렬 (기사입력: 2005/07/26 22:10)  

1. 서언

군대 내에서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통상 엄중 처벌의 질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지시 등 요란을 피우다가 들끓던 여론이 잠잠해지면 흐지부지 되어왔다. 그러다가 잊을 만하면 그런 사고는 다시 되풀이되곤 했다.

이러니 대대장 중대장 등 하급지휘관들만 죽을 맛이다. 부대가 마치 사고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양 전전긍긍 여기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참으로 딱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방 전초기지에서의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 여러 진단들이 있었지만, 어쩌다가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은 결코 아니라는 점은 공통된 견해였다. 우리 군의 잘못 형성된 병영문화에서 연유된 것이라는 결론이다. 그래서 “군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들의 질책이 빗발쳤고 군대개혁의 요구가 강렬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방 당국도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 군대를 개혁하기 위해 전에 없던 다방면의 진지한 노력을 하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 군대는 ‘특수집단’이라는 한마디의 이유만으로 과도한 비밀주의에 가려져 그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접근이 차단 유리되어 개혁의 무풍지대처럼 되어왔다.

모든 젊은이들이 입대하여 황금기의 2년여를 군대에서 보내기 때문에 그 속에서 발생하는 군의 문제는 바로 우리사회 전체의 문제와 직결된다. 군대는 임무가 특별할 뿐, 제복 입은 시민이다. 국민적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 국민들이 쏟은 애정만큼 발전하고 성장한다. 이런 면에서 오늘 이런 모임의 토의는 의의가 매우 크다.

2. 한국군대의 가장 큰 문제점: 정체성

군대는 본질적으로 전투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동서고금 어느 나라의 군대를 막론하고 체력단련과 전투기술 연마 훈련 등 육체적으로는 무척 고되고 힘들다. 그리고 임무 수행에 관련된 기율이 특별히 엄격함은 당연하다. 총탄이 비 오듯이 쏟아지는 고지를 향해 돌진하라 공격 명령을 받으면 그렇게 해야한다. 생명을 바쳐 적의 생명을 노려야하는 특수한 조직이다.

이렇듯 부하의 생명을 요구하려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음을 병사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만 한다. 내가 속한 군대라는 집단의 정체성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한다. 우리 국군이 걸어온 발자취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긍지를 바탕으로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한다. 그래서 상관들은 나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하고 병사들간에는 우애가 넘치는 그런 분위기가 되어야 만이 병사들은 적극적으로 복무에 임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 국군은 반민족적 친일세력들과 군부독재 세력에 의해 너무나 오랜 세월 장악되어 오는 동안 정체성이 바로 세워지지 못했다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정체성이 바로 서있지 않으면 조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높은 이상의 아름다운 비전과 꿈이 없다.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해야하는지? 왜 이런 푸대접을 받으며 인내해야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군대가 직업 군인들의 진급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모병제도에 의해 자발적으로 지원한 병사들이라면 합당한 예우를 해줌으로서 존재이유를 확인 하지만, 거의 무료로 의무복무하고 있는 국민 개병 제도 하에서는 특이나 이 정체성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면 참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직업간부들은 오직 진급하는 데만 관심 가지게되고 병사들은 제대 날자만 기다리게된다. 제대 후에도 왜 내가 2년여를 사회와 단절되어 그토록 힘든 정신적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던가에 대해 이해할 수 없게된다. 내가 왜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그 고생을 했었던지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다. 이는 바로 국군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생가는 필연적인 의문이다.

3. 국군의 정체성

국군의 정체성은 우리나라 헌법정신에서부터 연유하여 확립되고 설명된다. 우리나라의 정체성은 헌법에 명시되어있다. 그 전문에 대한민국은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다고 되어있다. 그리고 그 전통정신은 3.1운동과 4.19정신을 정통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즉 항일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중심 기조로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헌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의 국체는 민주공화국임을 선언하고 있다. 이상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핵심 내용이다.

우리나라가 반만년의 자랑스런 역사를 지키고 이어 오는 동안 을지문덕, 연개소문, 이순신 장군-- 등 위대한 장군들도 많았고 화랑도 등 자랑스런 제도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국사시간에 배워왔고 우리는 선조님들의 위대함에 깊은 숭앙 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성웅이시다.

그렇지만 대한민국 국군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말할 때는 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나라의 국체가 민주공화국이 된 이후부터의 역사 속에서 찾아 정리되어야한다. 과거 왕조시대의 인물들이나 사실들은 역사적 의의로서는 큰 의미를 가지지만 국군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말할 때는 제시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공화제인 민국으로 건립된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역사적 정통성에서 찾아 구체화해야한다.

항일 독립 전쟁 기에 여러 갈래의 무장투쟁 조직이 있었지만, 우리 대한 민국 국군은 상해 임시정부의 정식 군대였던 광복군을 효시로 한다. 3.1 정신으로 표현되는 항일 독립전쟁의 빛나는 역사와 전통의 민족정신 그리고 4.19정신으로 표현되는 인간존엄의 가치를 중시하는 국민을 위한 국민의 민주군대가 바로 우리국군의 정체성이다.

그런데 이 정체성이 바로 세워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 우리 국군 장병들이 군대생활을 마치고 나면 보람과 영광스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바로 반민족적 친일세력들이 고의로 항일 독립전쟁을 지우고 없애버렸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그들은 항일 무장투쟁의 빛나는 역사는 일언반구 하지 않고 엉뚱하게도 멀리 삼국시대의 화랑도를 말하게 하고 조선조의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가 국군의 정통인양 교육해왔다.

그리고 군부 독재세력이 오로지 독재권력 유지를 위해 군대를 국민에게 겁주어 공포감을 조성하는 도구로만 활용함으로서 마치 군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방해적인 존재로 인식되도록 만들어왔다.

국군의 과거사 정리는 바로 국군의 정체성을 흐리게 하고 있는 이러한 잘못된 국군의 역사를 바로 잡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한다.

전방의 어느 대대장이 몇 개월 간 대대원들에게 광복군가와 독립군가를 열심히 부르게 하고 항일 독립전쟁의 자랑스런 국군의 역사를 강의했더니 확실히 눈빛이 달라지고 임무에 임하는 태도가 변하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좀 굼뜬 병사들도 일단 3사단 백골부대에 배치되면 동작이 빠릿빠릿해지고 상하 우애가 두터워 선임병들의 괴롭힘도 다른 부대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한다. 6.25전쟁에서 용맹을 떨친 그 부대 특유의 정체성을 공유하여 자존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군의 빛나는 역사와 전통을 항일 무장투쟁으로부터 새롭게 조명하여 정립 간부훈육과 병사들의 정신교육을 통해 각인함으로서 국군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자부심을 가지도록 해야한다.

4. 결론

대한민국 국군은 하루 속히 그 정체성을 회복 확립하여 민족정기가 바로 세워지고 민족혼이 살아 숨쉬는 군대, 인간존엄의 민주적 문화와 평화의식이 뿌리내려진 군대를 만들어야한다. 이렇게 되었을 때 월드컵 때 모여들어 응원하던 붉은 악마들처럼 그리고 축구 선수들처럼 우리 장병들은 멋진 군대 생활을 하게 될 것이고 우리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 젊은이들은 아주 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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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평화 재향군인회}의 회장이다.
* 이 글은, 지난 7월 22일 청소년 위원회와 한국YMCA 전국연맹이 주최한 <신 병영 문화 만들기 100인 토론회>에서 필자가 지정토론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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