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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화와 병영 문화’토론회 3

입대 전 사전교육을 통해 총기사건을 예방하자

김승국 (기사입력: 2005/07/26 22:13)  

Ⅰ.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단상

1. 본인의 군대생활을 중심으로

1) 본인도 김일병과 유사한 사건을 저지를 위험에 처한 적이 있었다.
졸병 시절 내무반의 상급병들이 너무나 나를 고달프게 하기 때문에 “총기를 난사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다. 엄동설한의 새벽에 보초를 마치고 들어와 곤한 잠을 자고 있는데, 술 취한 상급병들이 나를 강제로 깨우며 행패를 부리자...내가 흥분한 나머지 관물대 위에 있는 M16 소총을 휘두르며 “이 개새끼를 갈겨 죽이겠다”며 총구를 그들 앞에 들이댔다. 그 때 그들이 도전적인 반응을 보였고 총알이 장전되어 있었다면, 총을 발사했을 것이다.
그 사건 이후로 상급병들이 나를 감히 건들지 않아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내무반에서의 총기사건은 주로 ‘욱’하고 일어난 감정을 자제하지 못할 때 우발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나같이 평소에 말썽을 피우지 않는 병사들이 ‘욱’하고 본능적인 감정을 드러낼 때, 곁에서 이를 차단하기 어렵다.

나의 경우 ‘욱’하는 감정은 왜 일어났는가? 군기가 엄하기로 소문난 공병대의 내무반 자체가 주는 억압구조가 제1차적인 원인이고, 내무반 상급자들의 폭력이 제2차적인 원인이다. 내무반의 낮 생활에도 억압구조가 심하고 상급자들의 폭력이 난무하지만, 밤이 이슥할수록 억압 · 폭력이 음습(蔭襲)하여 내무반 분위기가 살벌해지는 것이 나로 하여금 M16 난사 자세를 취하게 했다.

밤 9시 점호시간의 공포 분위기에 이은 취침 이후 난데없는 기합이 나로 하여금 김일 병과 비슷한 사고를 저지를 가능성에로 유인했다. ‘한밤중에 기합 받거나 매를 맞지 않고 취침하는 게 오히려 불안하다’는 그 당시 병사들의 넋두리는, 김일병과 같은 범죄를 누구나 저지르도록 심리적인 유혹을 했다. 개인적으로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견디느냐,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고 세월의 흐름에 맡기는 체념의 강도에 따라 그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뿐이다.

2) “너는 돼지이니까 함부로 부려먹어도 좋다?”
내가 입대하여 상사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너희들은 돼지이다. 언젠가 전쟁이 터졌을 때 잡으려고(전쟁의 소모품으로 쓰려고) 먹이를 주며 기르는 돼지이다”는 말이었다. 그런 몰(沒)인권적인 사고방식을 상급자들이 갖고 있으니까, 병사들을 돼지 다루 듯하며 인간취급을 하지 않는다. 이런 돼지들이 우거하는 내무반은 자동적으로 ‘돼지 우리’가 된다. 인간미가 전혀 없는 동물농장으로 전락한 내무반에서 사랑이니 전우애니 하는 것은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이다.

3) “사회성과 자존심을 반납하라?”
본인이 훈련소에 들어간 첫날부터 뺑뺑이 돌리는 데, 조교의 첫말쯤...“너희들이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하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너희들의 사회성과 자존심 · 개인의 정체성(identity)을 모두 군대에 반납하고 오직 내 말을 맹종하라”고...

4) 나의 군대생활과 요즘 젊은이의 군대생활 비교
본인이 군대생활했던 시절은 군부 파시즘이 횡행했던 때이었고, 요즘은 참여정치가 꽃피는 시절이어서 옛날 내무반과 현재의 내무반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혹시 옛 내무반의 유제(억압구조 · 폭력 · 사병을 돼지로 보는 의식의 잔류)가 있다면, 김일병 사고와 유사한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

‘군대가면 내 청춘이 썩는다’는 인식이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남아 있다면...억지로 끌려간 군대생활이 즐거울 리 만무하다. 게다가 내무반의 억압구조가 강하다면 ‘한(恨)’이 쌓이고 ‘욱’하는 심정이 굳어져 언젠가 폭발할지 모른다.

내무반의 인간관계를 공동체 의식(따뜻한 동지애 · 전우애)으로 재무장하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내무반은 여전히 군기사고의 잠재적인 지뢰밭이 될 것이다. 총기난사 사건의 개선 방향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해야한다.

Ⅱ. 개선 방향

지금까지 언론 지상과 토론회 등을 통하여 총기난사 사건의 개선 방향이 우후죽순으로 나왔으나, 입대전 사전교육 등 몇 가지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 입대 이후의 교육은 군 당국에 맡길 수밖에 없으므로 입대전의 사전교육에 중점을 둔다.

본인은 총기사건을 원초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입대직전의 청년들에 대한 사전 교육이 사회제도화해야한다고 생각하여 다음과 같이 3단계 교육을 제안한다.

1. 제1단계; 입대직전의 청년들에 대한 교육

1) 대상 ; 영장을 받고 입대하기로 결심한 청년들

2) 교육의 주체 ; 군대의 민주화를 생각하는 시민 · 부모(입영 자식을 둔 부모들) · 시민 단체 · 평화단체

3) 교육의 중점
① 시민들이 기본적으로 지녀야할 평화의 감수성을 배양한다. 그러나 한반도는 분단 상황이어서 거대한 군대집단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른 징집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므로 군대에 입문하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서 ‘평화의 감수성을 배양해야할 시민’이 입대하여 전쟁체계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모순’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교육을 위해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한다.
② 젊은이들이 ‘군대라는 폭력(Weber가 말하는 국가권력으로서의 폭력)집단의 일원이 되므로, ‘군대라는 폭력을 자신이 분유(分有)받는 군대생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③ 군대가 왜 필요하며 나는 왜 군대에 갈 수밖에 없으며, 군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며, 나는 군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며, 군대는 나를 위해 무엇을 해주어야하는가? 이러한 의문을 풀어주는 가운데, ‘군대와 나’의 상관관계에 대한 마음가짐을 기르도록 교육한다.
④ 군내에서의 인간관계 즉 군대 안에서 사람을 어떻게 사귀어야하는가? 즉 집단생활 속에서의 인간관계 형성에 관한 교육이 있어야한다. 이런 교육을 받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개인주의 교육의식이 팽배한) 요즘의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면 적응을 하지 못하여 각종 사고를 저지를 씨앗을 기르게 된다.
⑤ 교육 주체는, 입대 이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내무반 스트레스 · 군대(내무반) 트라우마(Trauma)에 대한 유형을 추출하여 치유법을 사전 교육시켜야한다.
⑥ 내무반 트라우마를 장병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가르친다.
⑦ 군대라는 집단 안에서 발생하는 각종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갈등해소 방법을 장병들이 스스로 터득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친다.

2. 제2 단계; 군대 생활 중인 병사들에 대한 교육

군부대 안에서 생활하는 병사들의 교육은 기본적으로 군 당국에 맡긴다. 그러나 휴가 나온 장병들이 필요하다면 개인적으로 위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권유한다.

3. 제3단계; 제대 이후의 교육

몇 년간의 군대생활 중 몸에 밴 군사주의 · 폭력 지향성 · 성(gender)에 대한 편견 등을 해독(解毒)하는 교육을 통해 평화지향적인 시민으로서 시민사회의 품에 안기도록 유도한다.

Ⅲ. 결론

본인은 제1단계~제3단계의 교육 과정을 ‘연어 작전’이라고 부른다. 연어를 바다에 방류한 다음에 되돌아오게 하듯이, 시민사회의 구성원인 징집 대상 청년들을 사전 교육시켜 군부대에 방류한 다음 평화지향적인 시민으로 되돌아와 시민사회에 재진입하도록 하는 ‘사회 교육-평화 교육’ 차원에서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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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지난 7월 22일 청소년 위원회와 한국YMCA 전국연맹이 주최한 <신 병영 문화 만들기 100인 토론회>에서 필자가 지정토론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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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평화 활동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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