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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화와 병영 문화’토론회 4

군 복무, 자발성에 바탕한 새로운 학습과 훈련의 장이 되도록!

박두규 (기사입력: 2005/07/26 22:18)  

1. 강제 징집이라는 억압 구조 완화하기

대전 국립현충원에 최근 전사자들의 무덤이 왜 그렇게 많은가?
혹시, 억압과 강요의 사슬인 ‘국방의 의무’라는 제도가 젊은 꽃봉오리들을 꺾어버린 것은 아닐까?
군 복무를 강제하지 않고 세금 부담으로 국방의무까지 해결하는 나라들이 선진국이다. 그런데 우리의 국방의무는 현역 복무라는 올가미로 남자들을 강제한다. 신성한 의무에 속한다는 미명으로.
국가의 제도는 그 사회의 선택 사항일 뿐인데, 어떻게 생명보다 더 신성시 될 수 있다는 말인가. 50여년 전, 전시 상황의 논리가 오늘 스무 살 청년들에게 통한다면 그게 더 큰 문제 아니겠는가.
지금의 스무 살 청년들은 개인의 동의 없는 집단주의를 거부하며, 먹고 사는 문제에 시달리지 않고 개성적으로 성장한 영상이미지 세대이다.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우리 사회는 이미 생존의 사회에서 일탈의 사회로 변하고 있다. 조직적 대중의 저항이 불가능하거나 불필요한 사회로 변하면, 개별적인 저항은 일탈적 범죄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은 사회가 된다. 지난 6월 총기 난사 범인 김일병도 이러한 일탈적 범죄 행위여서 우리를 경악시킨 것이다.
스무 살 청년들은 개성을 무시한 강압적 명령에 복종하는 듯하지만 이면에는 거부감이라는 강한 스트레스를 안고 있다. 부모와 교사의 강요조차 통하지 않고 국가 제도일지라도 일방통행은 불가능하다. 남의 얘기가 아니라 군 복무 중인 내 아들의 얘기요, 해맑게 웃으며 거리를 다니는 청년들의 숨결에 담긴 하소연이다.

이러한 현상이 옳은 지 그른 지는 달리 따질 일이겠고, 여기서는 이 같은 청년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군대 제도이며 병영 체제인지를 살피고, 개선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

일반적으로 청소년들에게 군대는 가기 싫은 곳이다. 어떻게든 군대 가서 썩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육군사관학교는 정원이 미달되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직도 사관학교는 경쟁력이 있는 대학과정일 것이다.
군대는 가기 싫어 병역 면제 부정을 저지르다가 이젠 해외 원정 출산과 국적 포기까지 하는 데, 사관학교는 경쟁적으로 가려하는 것은 모순 아닌가? 아니다. 사병으로 가면 노동권도 인정받지 못하고 학습권과 인격권도 포기해야 하는 ‘졸로 소모되는 인생’이기에 가기 싫지만, 사관학교를 가면 노동권에 따른 보수가 보장되었고 학사 학위도 주어지며 ‘졸을 부리는 권력’이 있으므로 희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을 바꾸어 군대를 사관학교처럼 만들어서 서로 가고 싶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가고 싶어서 선택할 수 있는 군대, 이것이 오늘 토론자로서의 결론이다.

징집제도의 강제성을 완화시켜 억압 구조를 해소하고 적절한 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첫째, 대체복무 제도가 시급히 도입되어 개인의 전문성과 특수성이 반영된 다양한 병역의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병역법 제2조 제②항에서 현역복무 외의 소집 형태로 10종(무관후보생, 전환복무, 상근예비역, 공익근무요원, 공중보건의사, 국제협력의사, 공익법무관, 징병검사전담의사,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을 예시하고 있다. 사회적 지위와 수입이 보장되는 의사, 변호사, 전문연구원은 차라리 현역으로 봉사하는 경험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이들의 전문성보다도 더 특수한 문제의 사람들로서 인간관계와 집단생활의 부적응자, 양심적 병역 거부자, 예․체능 종사자들이 합법적으로 병역의무를 통과할 수 있는 대체복무 형태가 얼마나 더 많은 피와 감옥살이를 해야 이루어질 것인가? 이 답답함을 견디지 못한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 도입을 국회에 권고한 지 1년이 지나도록 내버려둔 사이에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이번 사건에 대한 근원적인 책임의 일부를 국회의원들이 느껴야 할 것이다.
다원주의 시대, 개인들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군대라야 생동감 넘치며 발전하는 사회의 일원이 될 것이다.

둘째, 사병 복무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서 보수가 지급되어야 한다.
지난 4월, 일병인 아들이 월급 3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많이 올랐다고 말했지만, 얼마나 어이가 없는가. 그는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친구 집 여러 곳을 다녀오다 용돈을 마련하려고 건축 현장에서 일당 7만 원을 받기도 했는데, 하루 품값의 절반도 안되는 돈으로 한 달을 계산하다니.
말고 소를 부릴 때도 풀만 주지 않고 당근과 쌀겨를 먹이는 것이 되리이다.
우리의 군인들은 고등학교 시절 입시지옥에 시달리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 활등을 1~2년 하다 징집 당하여 2년을 복무한다. 성인이 되어 자기 결정력을 행사하고 사회에 도전할 시기를 빈털터리로 썩는다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군대 생활을 하고 무일푼으로 나와서는 다시금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독립적으로 성장해야 할 시기를 늦추거나 잃어버리게 한다.
병사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이라도 주어진다면, 그들은 군대에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의 학비를 모을 수도 있고, 제대하고 난 이후 작은 생활을 설계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마치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이 보수를 모아 가정을 뒷바라지 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한 꿈을 실현했던 것처럼.
선진국에서는 드물게 복무 기간 9개원의 징병제를 실시하는 독일에서도 급여를 지급하고 있으며, 모병제인 미국에서 신병 모집이 미달되자 국방부는 입대자에게 보너스를 2만 달러(2천만 원) 주는 방안을 검토한다지 않는가.
자본주의 시대를 살면서 가장 비싼 임금을 받을 시기의 군인에 대한 노동력 착취가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고 호도하지 말자. 대가를 지불하여 꿈을 가꾸게 하고, 자발적인 애국심을 불러일으켜야 할 것이다.

셋째, 국방인력의 정예화는 군 인력이 더욱 전문화․직업화 되는 길뿐이다.
21세기 전력은 첨단 기술에 의해 획득되고 고도의 전문지식에 의해 운영 관리될 것이다. 미국이 1991년 걸프전쟁과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실증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한국군은 1950년대 미국의 보병학교에 고착되어 있다(국제전략문제연구소 E. N. Luttwak)는 혹평을 받을 정도로 산업시대의 ‘보병전’ 범주에 머물러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은 충분한 보수가 보장된 직업인으로서 지원병을 확대해야 한다. 보병을 통솔하는 장교와 부사관보다는 신기술․정보전을 수행할 기술자와 과학자가 필요하다. 장교와 부사관의 구분이 불명확해지며 직업적인 전문가 여부가 중요하다. 따라서 제복을 입지 않은 민간 신분으로서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과학기술자의 비중이 커질 것이며, 여성 병력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질 것이다.
사병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군 인력이 전문화․직업화하는 길에는 병력 감축과 모병제 실시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사항이므로 뒤에서 논의를 더 하겠다.

2. 수직적 군대 조직을 수평적 네트워크 조직으로 바꾸기

앞으로의 전장에서는 크고 작은 모든 부대들이 거미줄처럼 ‘전투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전통적인 피라미드형 수직적․다단계 구조가 수평적이고 다양한 네트워크 조직으로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시스템으로 작전이 이루어지므로 지휘관은 어느 위치에 있어도 작전을 지휘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게 된다.
이에 군 구조와 조직 체계 개편이 불가피하다. 과거 병력관리 위주의 단순 규격화된 수직적 조직체계는 전문화 및 다양화된 기능이 수평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체제로 변해야 한다. 전투원 개개인의 지식․기술 집약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대부대 운용 개념은 비용․효과 측면에서 볼 때 더 이상 견지될 수 없다. 정보화 시대 ‘신게릴라’식 전투방식이 전개될 것이므로, 현재의 사단/군단 규모의 부대는 중대/대대 규모로 하향 조정되게 될 것이다. 지금의 군 조직으로 보아서도 사단/군단, 연대/대대는 통합하여 수직 계층을 줄여야 한다.
그 동안 군의 상층 조직이 계속 비대해졌고, 계급 구조도 상향조정되었다.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 장성급 구성 비율이 너무 높다는 비난을 벗어나도록 수술을 해야 한다. 사병들에게는 연대장과 사단장조차도 옥상옥일뿐이다.

일반적으로 지시․명령 체계는 장교와 사병 사이에 적용된다. 그러나 병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같은 병사 중에서도 고참(선임병)과 신참(후임병)의 관계의 상명하복 관계이다. 일본군의 잔재인 내무반의 군기를 잡는 것은 고참들의 특권으로 전래된다. 이번 총기 난사의 직접적인 원인도 여기에 있다.
물론 육군은 2003년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마련해 각 부대에 시달했고, 여기에는 선임병이라는 이유로 후임병에게 내리는 지시 행위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병영의 민주화는 군기 빠진 군대라고 보는 시각이 엄존하고 있다. 군기 잡는다는 일의 역효과가 이렇게 내부의 적이 발생하여 피해자와 가해자를 양산했다고 본다. 미국 육군도 이런 군기로 베트남전에서 패배하고 상관이 살해되는 병영문화를 20년 동안 대대적으로 개혁을 단행했고, 걸프전쟁 때부터 첨단 전쟁을 수행하는 군대로 변모했음을 되새길 일이다.
내무반에서 병사들은 동료애와 전우애를 기를 수 있도록 서로의 인격을 존경해야 한다. 입대 기수에 따른 서열 구조가 상하 관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지금의 청년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수평적인 쌍방향의 소통에 익숙하다. 대등한 동료로서 수평적인 인간관계를 맺도록 관성과 문화를 바꾼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고 지시한다고 이루어질 수도 없다.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며 민주적으로 물갈이를 해 가야 한다. 장교에 대한 것보다 더한 중압감으로 다가오는 선임병의 압력을 해소하여, 내무반이 상호 존중하며 포근하게 생활하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장교들부터 솔선하는 모습으로 군대 용어의 질적 향상과 높임말 쓰기의 일상화를 제안한다. 점잖은 직장인들이 예비군복만 입으면 말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은 병영문화의 악습의 흔적이다. 사병들끼리는 물론이요, 장교가 병사에게 건네는 말도 높임말이 정상이어야 한다. 우리의 생활은 언어 소통으로 시작하여 언어로 끝맺는 것 아닌가.
언어로부터 존경심이 우러나는 병영 생활. 지도력은 존경심에 있다. 상관을 존경하는 군인에게서 최고의 충성심이 나올 것은 뻔한 이치이다.

내무반의 인적 관계만이 아니라 시설 면에서도 새로워져야 한다. 소대원 전원을 수용하는 내무반 침상은 키 큰 사람은 머리 끝에 걸리고, 부부처럼 붙어서 잘 정도로 비좁다. 교도소 수감자들보다 좁은 공간이다. 사생활이라고는 있을 여지가 없는 내무반에 신참이 들어가면 숨 막힐 수밖에 없다.
내무반의 개선과 휴게 공간을 다양하게 확보하여 개인적 활동을 허용되어야 한다.
아울러 내무반 생활도 군사 기밀처럼 취급하지 말고 개방되어야 한다. 과거 군 의문사는 내무반 생활과 인간관계까지 과도하게 비밀주의로 가둔 데 기인하는 것이 다수이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내무반이 공개되고 병사들이 공개적인 대화를 한 것은 진일보한 자세이다. 물론 유족들의 강한 요구에 따른 것이기는 해도 군 내무반도 약간을 열린사회로 나왔다고 볼 수 있겠다.

3. 인간성이 존중받는 새로운 학습 문화 만들기

토론 내용을 정리하는 7월 19일, 국방부와 교육인적자원부는 군 복무를 통해 개인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군 인적자원개발정책 종합계획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군 복무중인 병사가 대학 학점을 취득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내년부터 2011년까지 병영 내 어학동아리, 영어내무반 운영 등 외국어교육이 가능하도록 단계적으로 인프라가 구축된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11년까지 3단계로 나눠 1,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외국어교육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어학 동아리활동과 영어내무반 운영 등을 적극 권장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진심으로 환영한다. 육군이 2003년부터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능력개발원 간에 ‘갈 수밖에 없는 군’에서 ‘가고 싶은 군’이란 주제로 공동 학술연구를 해온 결실이지만, 때 늦음이 한탄스럽다.
청년 남성들이 학교에서 직업 세계로 진입하는 과정에 군 복무가 주어진다. 현역 복무는 학습 단절, 직업 단절, 인간관계 단절 등 모든 활동의 단절로 기회를 상실함이 전제되었다. 국방의무는 경직되고 금기시 된 사고의 틀 속에 갇힌 ‘암흑 상자’로 취급되었다. 그래서 어른들 입에서 무심코 ‘군대 3년 동안 썩었지’라는 말이 나온다. 인생에서 가장 활동적일 시기를 이렇게 놀려버리거나 썩혀버린다는 것은 국가인적자원 개발의 한계를 주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조직 구성원들의 존중감이 있고, 자신의 꿈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다면 군인도 인간으로 부활하는 것이다. 군대생활도 ‘지워버리고 싶은 시간’이 아니라 ‘기억하고 싶은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런 일들이 자칫 군 기강을 해이하게 하는 요인일 거라고 걱정하는 분들도 아직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인간으로서 대접을 받을 때 내면에서 우러나는 충성심이 발휘된다. 반면에 인간으로서 모멸감을 받으면 인간이기 위해 저항한다. 1980년 5월 광주시민은 인간이기 때문에 자기 목숨을 내어놓고 싸움에 나섰고 역사에 없는 절대공동체를 이루었다. 인간성의 존중은 근원적인 힘의 원천이다.

군이 사회적인 역할이 다소 소극적이고 최소한에 머물기는 했지만 사회교육적인 기능을 수행한 전통이 있다. 창군 이후 1970년대 이전까지의 문맹퇴치 교육, 70년대~80년대 중반까지 기술인력 양성, 90년대 후반부터의 정보화교육의 실적이 그렇다.
이젠 국방의무에 충실하면서도 개인의 능력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군, 전역 후 사회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지식․기술․정보를 습득하는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때는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는 평생학습사회이다. 중대 단위마다 사이버 지식 정보방을 설치 운영한다니, 중대가 하나의 학교로서 기능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지식 기반형 인적 자원 개발이 강군 전력을 확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군 전투력 향상은 군 복무에 대한 만족도와 비례하며, 군 만족도는 자기 계발에 대한 충족감으로 높아질 수 있다. 군대의 고마움, 국가의 고마움을 느낄 때 애국심은 발휘된다.
군대가 전통적인 전투력 향상을 위해 체력 훈련과 기능 습득을 하고, 지식과 정보를 얻으며 자격을 취득하는 학습이 이루어지고, 대가로서 보수가 지급된다면 군대를 기피하는 사람들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4. 병력 감축과 모병제로 나아가기

병영 문화 개선 방향은 자원절약형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민주, 개방, 정보화 시대 국방 태세로서 기술집약형의 정예 군사력을 발전시켜 외부의 침략을 막아내고 세계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 하는 것이다.
안보환경 변화와 과학기술 발달에 따라 병력 규모를 줄이고 병기의 질적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향이다.
프랑스의 군 개혁이 그랬다.
프랑스는 1996년 5월 ‘2015년 새로운 군’ 지침을 마련해 ‘1997~2015년 군사계획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1단계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6년간 △징병제의 지원병제 전환 △재래식 장비의 현대화 △방위산업의 구조 재편 등을 단행했다. 실제로 전문화된 군대를 육성하기 위해 2001년 8월 징병제를 폐지하고 직업군인제를 도입하면서, 병력 감축으로 예산 부담을 완화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국내총생산액 대비 국방비의 비중이 1998년 2.16%, 1999년 2.14%, 2000년 2.04%, 2001년 1.97%, 2002년 1.93%, 2003년 1.98%로 하향 추세라고 밝혔다.
한국군 병력 현황은 한국전쟁 당시 72만 명까지 늘었다가 1960년에 63만 명으로 줄어든 뒤, 61년부터 계속 늘어나 현재 69만 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병력집약형 구조에 따라 지난 2000∼2005년 국방비 증액분 가운데 73%가 전력투자비와 상관없는 인건비 및 경상비로 사용됐고, 인건비의 비중은 2000년 전체 국방예산의 38.3%에서 2005년 41.3%로 높아졌다. 군은 병력을 2008년까지 4만 명 감축할 계획으로 있으나, 최근 병력자원 감소 추세를 감안해 더욱 과감한 군 인력 감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는 현재 국내총생산 대비 2.47%인 국방비 비중을 오는 2009년에 2.72%까지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방비 증액이 주변국의 군비경쟁을 불러와 오히려 동북아 평화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선진국이 2.6% 선에 있음을 참고할 일이다.
이제 국군의 변화 방향은 ‘노동 집약형’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후진국 군대의 특성으로부터 해방되는 데 있다. 정보통신기술 혁명의 시대, 무인 자동화 전쟁이 예상되는 디지털 전쟁을 대비해야 한다.
병력 감축은 선진국(G7 국가)의 인구 대비 병력의 비율이 0.5%인데, 우리 군은 1.44%나 되는 대부대를 유지하지만 질적인 전투력은 낮다는 평가이다. 이로 미루어 우리 군도 장차 인구 대비 0.5%인 24만 명까지를 병력 감축의 목표로 삼을 수 있겠다.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에서는 지원 모병제를 택하고 있다. 모병제는 부자 나라만 시행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 북한, 네팔도 시행한다. 돈이 들지만 스스로 지원한 군인은 책임의식이 높다. 역사상 최강 로마 군인도 직업군인이었다.
언제까지 국방의 의무라는 싸늘하고 억압적인 언어로 청춘을 눌러버릴 것인가.
군인에게 명예와 자부심에 더하여 인생 설계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자. 그러면 끌려가서 사고치는 군인은 줄고 정보사회의 정예화된 소수 강군으로 탈바꿈 되리라.
정보화 시대, 정보를 지배하는 부드러운 힘이 군사력을 좌우한다. 군대도 작은 것이 아름답다. 남녀 공동 의무병인 소수의 이스라엘 군의 막강함을 생각하자.

자발성에 바탕한 군대라야 강군이다
<조사> 광양의 아들 故차유철 병장 영전에

“제28보병사단 순직 장병 합동 안장식”- 2005년 6월 25일, 국립대전현충원 -

아, 사랑하는 광양의 아들 유철이를 이곳에 묻어야 하다니
이런 기막힌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광양읍 한 동네에서 수줍음 많이 타며 성장한 너,
교회학교 고등부 교사로서 어깨를 토닥거렸고,
작년 휴가 때는 ‘착한 아들이 씩씩한 군인이네’
대견스러워 얼굴의 여드름을 쓰다듬었는 데...
이젠 낯선 사진을 앞세우고
가는 마지막 길에 한 줌 흙밖에 줄 것이 없어,
미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을 삼킨다.

변고의 현장에서, 범인이 1차 가해를 하고 나간 다음
내무반을 수습하면서 출입구의 전등을 켜던 네가
2차로 들어온 범인의 총알받이가 되다니...
피해 동료들을 응급처치하는 일에 앞서다
살신성인한 너의 충성스러움이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너와 일곱 동료들의 그 뜨거운 피,
방울방울 헛되지 않아
통제문화의 병영체제에 자발적인 애국심을 되살리고
구시대의 기계적인 군인에게 소중한 생명을 불어넣으리라.
휴전선의 고귀한 희생,
평화통일 일구는 값비싼 밑거름이 되리라.

너를 잃고 목이 메인 부모님의 텅빈 가슴에는
대한민국의 60만 군인이 아들로 안겼고,
작은 무덤 옆에 꽃 몇 송이 남긴 우리의
가슴가슴에는 네가 꽃으로 안겼다.
너는 정녕 광양의 아들이며, 대한민국의 꽃봉오리이다.

2005년 6월 25일. 아, 하늘도 그대들의 죽음이 안타까워
태양조차 하얗게 빛을 잃었다네.
이 시대 청년들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진,
사랑스런 아들들이여!
분단조국의 병영체제에 희생제물 된 여덟 용사들이여!

부디 천국의 하나님 품안에서 고이 잠드소서.
사랑스런 그대들의 뜨거운 피는
부모형제와 동료 친지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꽃 피어 있으리라.
삼가 눈물을 감추며, 명복을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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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순천 YMCA의 사무총장이다.
* 이 글은, 지난 7월 22일 청소년 위원회와 한국YMCA 전국연맹이 주최한 <신 병영 문화 만들기 100인 토론회>에서 필자가 지정토론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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