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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인과 한국인의 차이?

홍근수 기자 (기사입력: 2005/10/24 09:45)  

최근에 미군이 몰던 장갑차에 치어 죽은 바 있는 여중생 때문에 나는 재판을 받았다. 한국 여중생을 죽인 미군은 무죄로 이미 고국에 돌어가서 평안히 지내고 있다. 그러나 그런 살해자 미군을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인만큼 한국 법정에 세워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하자고 제창했던 한국인인 나는 몇몇 동지들과 함께 재판을 받았다. 같은 사건인데도 미군은 무죄, 한국 국민은 유죄로 나타났다. 근 1년 정도 끈 재판에서 한국인에게 내려진 선고는 결국 유죄였다.

참고삼아 함께 재판을 받은 모든 동지들의 형량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승헌 전 여중생범대위 집행위원 :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 (집시법위반)
홍근수 전 여중생범대위 상임공동대표 :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일반 교통방해 등)
김홍렬 전 여중생범대위 기획위원장 :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일반교통방해 등)
노수희 전 여중생범대위 공동대표 : 벌금 100만원 (집시법위반)
채희병 전 여중생범대위 사무국장 : 벌금 100만원 (집시법 위반)
한유진 전 여중생범대위 문예국장 : 벌금 50만원 (집시법 위반)
김배곤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 벌금 150만원 (일반교통방해 등)
고영균 전 여중생범대위 자원활동가 : 벌금 100만원(폭력행위 등)
유재근 전 여중생범대위 자원활동가 : 벌금 50만원 (집시법 위반)

여중생 범대위는 △여중생 사망 진상 공동조사 규명 △살인미군 처벌 △소파개정 △부시 대통령 사과 등의 구호를 내걸고 500만 여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며 '비폭력 평화시위'라는 새로운 시위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당시 한국 언론의 찬사를 한국 법정은 외면하고 유죄를 인정한 것이다.

다만 판사는 소파(SOFA)개정이나 한.미간의 평등 등의 공적인 이익을 위한 일이라는 것과 시민, 학생들의 호응이 높았다는 점을 참작한다고 하면서 '최하형'을 선고하였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 선고를 보면서 느낀 바가 많았다.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 정도밖에 않 된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쪽이 알아서 기는 것이다. 막상 한국 여중생을 살해한 책임이 있던 운전병과 관찰병은 무죄로 풀려나서 신변상의 위험을 이유로 미국 본국에 돌아가서 편안히 지내는 데 죽은 여중생의 억울함을 전 민족에게 호소하고 법 정의를 세우자던 고 여중생 상임대표로 활동했던 홍근수는 일반교통방해 등으로 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되고 다만 그 목적이 사적이익이 아니고 공적이었다는 이유 등의 정상을 참작하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가 1년 내려졌다.

벌금이 선고된 동지들은 지불할 돈이 어디 있는가? 그 활동 자체도 모두 자원봉사로 한 가난한 일꾼들인데 그렇게 많은 돈을 어디 낼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이것이 공정한 판결이라 할 수 있는가?

미국인은 재판에 나오지 않고도 궐석재판이 가능했고 한국인은 어줍잖은 일로도 꼭 출석을 해야만 하는 것도 그렇다. 독극물을 한강에 그대로 방류한 맥팔랜드란 자의 재판은 법정에 전혀 출석을 하지 않고 변호인만 출석하였다. 그래도 재판이 궐석재판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우리들은 9명이었는데 그 중 이승헌 동지가 조동록 1 주기에 있었던 경찰과 충돌 사건을 확인하는 것이 1분 정도 걸렸다. 그것도 경찰 조사에서 모두 조사된 사건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어쨌든 전원 참석하여야 하여야 했다. 그 날 우리는 느꼈다. 재판부의 횡포가 이렇게까지 되어서야 말이 되는가? 이것도 국적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가?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가 특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이 집회"라고 규정하면서 범대위 측이 경찰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도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집회였다는 것이고 이것은 위법이라고 보는 견해였다. 또 촛불시위를 기념해 세운 '자주평화 촛불기념비'에 대해서도 기념비의 규격과 장소를 문제 삼으며 불법 건축물이라 결론내렸다.

그러나 이 촛불기념비는 어떤 교통도 방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 판사는 현장 검증을 하였는가? 그 촛불기념비는 가로수와 전주 사이에 설치된 작은 것으로서 사람에게도 자동차에게도 통행에 전혀 지장을 주는 크기가 아니었다. 다만 종로구청장은 한나라당의 추천을 받은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하였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번거롭지만, 즉시 항소하기로 하였다. 미 장갑차 살해 고 신효순.신미선 공동대책위에서 일한 사람들의 유죄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일반 경찰 당국과 일할 수 밖에 없는데 그 경찰과 여러 가지 면에서 의견을 달리하였다. 가령 촛불시위나 추모행사는 관.혼.상.제.로서 집회신고가 불필요하다고 집회신고 자체를 안받는 경찰과 견해가 다른 것이다. 그리하여 재판부는 범대위 관계자들에게 위와 같은 형량의 선고를 내린 것이다.

자본주의식 법 체계를 받아들인 한국 법정에서 유전 무죄, 무전 유죄라는 원칙에서 강자인 미군은 무죄, 약자인 한국인은 유죄란 말이 더 첨가되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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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평통사(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상임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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